[우리공화당 총선패배 분석(1)] '우리'에 갇힌 우리공화당
[우리공화당 총선패배 분석(1)] '우리'에 갇힌 우리공화당
  • JBC까
  • 승인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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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은 지난 달 284.15총선 필승 기자회견에서 ‘20석 달성, 15% 득표율을 내걸었다. 그러나 총선 결과 우리공화당은 한 석도 챙기지 못했다. 우리공화당은 41곳에 후보를 냈으나 47299(0.2%) 득표에 그쳤고, 비례대표 득표는 208719(0.74%) 불과했다. 조원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 대구 달서병에서 더불어 민주당 후보에게도 뒤진 3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선거 결과가 나오자 우리공화당은 큰 충격에 빠졌다. 본지는 5회에 걸쳐 우리공화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우리에 갇힌 우리공화당

2. 박근혜와 황교안

3. 우리공화당 떴다방 홍문종·김문수

4. 조원진의 선택

5. 우리공화당이 나아갈 길

지난 17일 총선 패배 후 처음 열린 우리공화당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짖고 있다.
지난 17일 총선 패배 후 처음 열린 우리공화당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짖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지난달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필승대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조원진 대표와 당 지도부는 총선에서 큰 사고를 칠 것 같은 의욕결기로 불 타 있었다.

이날 조 대표가 이번 총선 목표를 ‘20 의석 달성과 15% 득표율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했거나, 유튜브로 시청한 지지자들은 환호를 보냈다. 우리공화당은 이 때만 해도 이 수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 모두가 장비빛 기대에 휩싸였다.

그러나 15일 저녁 우리공화당 당사는 심한 자괴감과 절망감이 감돌았다. 각 방송사 출구 조사에서 우리공화당이 전멸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부 당직자는 출구조사와 투표 결과가 다를 것이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날 저녁 9시 쯤 우리공화당 성적표가 사실상 드러났고, 이를 확인 한 당직자들이 당사를 빠져나갔다.

우리공화당이 이번 총선 정당 비례투표서 받은 성적표는 0.74% 였다. 지역구는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조원진 후보까지 참패했다. 조 후보는 더불어 민주당 후보에게까지 뒤진 3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우리공화당은 지난 4년 간 대한민국 자유와 정의를 위해 투쟁한 결과가 겨우 이 정도인가라며 심한 좌절과 허탈감을 드러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결과가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리고 모두가 패닉상태였다.

정치권과 제도권 언론, 우리공화당 반대 자유 우파 진영에선 우리공화당이 이번 총선서 큰 선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정도 처참한 성적을 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의 참패는 정치 지형의 변화와 유권자 동향, 또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예견됐었다.

변경된 선거제도가 결정타였다.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선거에 등록한 정당 수는 35개에 달한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당 지지율을 3%만 넘기면 비례대표 의석이 확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가져온 결과다.

하지만 거대 양당이 각각 비례대표용 정당을 들고 나오면서 ‘3%의 벽은 더욱 높아졌다. 미래통합당은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만들었고,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내놨다.

여기에 민주당의 자식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도 창당했다. 거대 양당의 체제하에서 군소정당이 살아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뭉쳐라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메시지가 우리공화당에 찬물을 끼얹졌다. 우리공화당 지지 세력들이 미래통합당으로 옮겨간 결정적 이유가 이 메시지로 분석된다.

우리공화당은 각종 여론조사 기관이 내놓은 지지정당 선호도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져왔다. 총선 한 달을 앞두고 각종 여론 조사 기관에서 내놓은 결과는 평균 지지률이 1% 전 후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6~8일 조사한 마지막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조사에서 우리공화당은 1%였다. 다른 여론 조사 기관이 내놓은 조사도 별 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은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강하게 부정했다. 우리공화당은 이런 여론 조사가 우리공화당을 죽이려는 음모론으로 몰아부쳤다.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어떤 데이터 근거를 갖고 주장하는 지 모르지만 당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보면 전부 총선 승리에 확신에 차 있었다. 상당수 지지자들은 국민 10%가 우리공화당을 이미 지지한다고 말했다.

조 대대표가 밝힌 대로 약 15% 득표율과 20명 당선자를 배출할 것이라 자신했다. 지지자들은 선거제도와 정치지형이 바뀌었는데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공화당의 이같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가. 우리공화당은 자유와 진실 정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와 석방, 문재인 퇴진을 위해 싸워온 유일한 정당이다. 자유 체제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정당이므로 국민들이 당연히 지지 해 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이같은 예측은 철저히 빗나가고 말았다. 자유와 정의 진실을 위해 투쟁하는 것과 지지 정당 선택은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또 총선 투표함이 열리자 우리공화당은 각종 여론조사 기관에서 예측한 득표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 이상 여론조사가 잘못됐다느니, 우리공화당을 죽이기 위한 의도적인 여론조사라는 등 주장도 무색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이 목표로 내걸었던 15% 지지율과 20석 당선은 전혀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었다. 예컨대, 우리공화당 당원을 50만 명으로 추정했을 때, 50만 명이 우리공화당을 선택하고, 50만 명 당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열 사람만 확보해서 찍도록 하면 500만 표가 거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태극기 우파 중 상당수가 통합당보다 우리공화당에 힘을 보탤 것이란 낙관론도 이유 중 하나였다. 또 우리공화당은 지난 3년 간 서명대를 운영해오고 있다.

여기서 당원 가입을 받고, 우리공화당을 알리고, 특히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서명을 받았다. 우리공화당은 국민 150만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이는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세력인 것이다. 이 지지자들이 우리공화당을 선택할 경우 우리공화당은 이번 총선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었다.

그런데 막상 투표함 뚜껑이 열리니 서명했던 인사와 정당 지지와 박 대통령 석방 연계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당선을 철썩같이 믿었던 조원진 대표마저 낙마했다. 결국 태극기 우파 세력들 상당수가 우리공화당을 외면했다. 우리공화당을 지지한 세력 중 상당수도 투표장에선 우리공화당을 찍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지 않고선 진정당원과 평당원 합쳐서 50만 명 당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공화당이 이같이 처참하게 무너질 수가 없다.  우리란 우리에 갇혀서 우리에게만 맞는 맞춤형 전망과 기대가 참담한 패배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본지는 지난 총선 기간 전국 1,500km 취재 대장정에 나섰다. 우리공화당 후보가 출마한 전국 각지를 돌면서 느꼈던 아쉬움은 자원봉사 기근 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당원들이 외출을 삼갔기 때문도 있겠지만 실제 각 후보자 사무실에는 자원봉사자가 기껏 5명에서 10여명 내외였다. 한 지역 후보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서 선거를 돕도록 했다.

우리공화당 후보가 출마하면 많은 태극기 우파 국민들이 자진해서 자원봉사를 해 줄 것이란 기대는 착각이었던 셈이다.

이는 태극기 집회 참석 따로, 우리공화당 지지 따로, 미래통합당 지지라는 자유 우파 세력들이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결국 우리공화당은 이런 우파들을 지나치게 의존했고, 단순하게 믿었던 것이 패착 중 하나로 지적된다.

이번 선거는 투쟁을 통해 우리공화당이 확고한 우파 가치를 실현하고 자유와 정의 진실과 정의를 외친 것과 지지는 별개라는 것이 확인됐다. 나아가 민초가 창당한 정당의 한계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총선은 과학이다는 말이 있다. 철저한 과학적 데이터와 분석만이 그 예측에 대한 결과물을 가져다 준다. 지금처럼 우리를 지지해주는 태극기 우파들이 이 정도 있으니, 이 정도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막연한 전망은 오히려 실망과 좌절감만 더해 줄 뿐이다.

혁명가에게 있어서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 감성 대입은 금물이다. 이번 총선은 감성과 순진함, 그 착함이 이길 수 없다는 확고한 답을 주었다.

총선은 같은 성향과 이념을 가진 우리끼리 싸움이 아니다. 싫든 좋든 또다른 국민을 내 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이번 총선은 우리라는 동질성과 이질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2편 박근혜와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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