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총선패배 분석(2)] 독(毒)이 된 박근혜 메시지
[우리공화당 총선패배 분석(2)] 독(毒)이 된 박근혜 메시지
  • JBC까
  • 승인 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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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우파 국민 총선 패배에 따른 박근혜 성토
박근혜 메시지 미래통합당 지지자도 무관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류에 서명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류에 서명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이날 저녁 약 10여 명의 자유 우파 국민들이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식사가 나오기 전부터 이번 총선에서 우리공화당이 대패한 원인과 이유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우리공화당의 전술과 역량 한계 부족이었니” “조직과 자금에서 밀렸다는 등 원인과 이유를 짚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면서 이날 이들이 우리공화당이 대패한 가장 큰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박근혜)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뭉쳐라는 옥중 메시지 때문이었다고 꼽았다.

이들은 박근혜 옥중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면 우리공화당이 이렇게까지 참패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자유 우파를 도와 준 게 아니라 우리공화당을 칼질 했다”, “지난 4년 간 박 대통령을 위해 탄핵무효와 석방을 외친 게 후회스럽다” “이제는 박근혜를 버릴 것이다고 성토했다.

참석자 중 일부가 그래도 그러면 안된다고 타일렀지만 대부분 참석자들의 성토에 목소리가 묻혔다.

자유 우파 국민들이 박근혜를 바라보는 시각이 총선 전과 총선 후로 확연히 바뀐 것을 느낄 수 있는 모임이었다. 사실상 자유우파들에게 박근혜는 신()처럼 비쳐졌다. 박근혜에 대한 그 어떤 비난과 비방을 하면 안되었다. 박근혜 비난은 금기어였다.

누군가 드러내놓고 박근혜에 대해 비난을 하면 그 사람은 그 어떤 모임에도 참석할 수 없고, 퇴출당했다. 심지어 이런 사람들을 프락지 내지 이중 우파, 혹은 사탄파(사기탄핵파)와 동급으로 취급했다.

그런데 박근혜 옥중 메시지에 이어 이번 총선서 우리공화당이 대참패를 당하자, 그 화살이 박근혜로 쏠렸다. 이제는 박근혜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줄어든 대신 박근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 그만큼 자유 우파들은 이번 총선 참패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이번 총선서 박근혜 메시지가 우리공화당의 참패에 큰 영향을 미쳤을까. 박의 메시지가 우리공화당에 큰 타격을 줬다라는 구체적인 통계 수치는 없다.

다만, 이번 총선 때 본지가 전국을 돌면서 만나본 우파 성향 유권자와 우리공화당 선거 운동원들에 따르면 거의 90% 이상이 왜 우리공화당이 박근혜 대통령 통합 메시지를 따르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오히려 우리공화당이 박근혜를 배신한 당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우리공화당을 지지한 유권자 일부 조차 나는 우리공화당 당원이지만 우리공화당이 박 대통령 메시지를 따르지 않아서 나만이라도 미래통합당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자칭 우파시민단체들이 총선을 앞둔 지난 9일 우리공화당과 친박신당을 겨냥 문재인 정권의 2중대이자 우파의 표를 갈라 가는 천하의 역적당이라고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서경석 목사와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 회장이 주축된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옥중서신에서 거대우파정당을 중심으로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을 잊었는가.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지지당이 아니라 박근혜 배신당이라며 친박신당도 마찬가지로 규모만 작을 뿐 똑같은 역적당이다. 이 두 당은 총선 후 반드시 해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다 보니 전 후 맥락을 모르는 유권자들은 한결 같이 우리공화당을 성토했다. 통합당은 유권자들에게 우리공화당이 박 메시지를 따르지 않은 정당이라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웠다.

그러나 통합당을 지지한 유권자들 대부분은 지난 3월 박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가 나오기 전부터 우리공화당에 백기를 들고 통합당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은 사탄파 주역 5(김무성·유승민·홍준표·김성태·권선동)이 정리 되지 않고선 절대로 통합당에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 지지 유권자들은 우리공화당이 선거 전에는 얼마든지 이 같은 주장을 할 수 있지만 선거에서 만큼은 우파가 승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 내려놓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탄파 척결이든 아니든 간에 보수 우파가 선거에서 패배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반문했다.

이는 박 대통령 메시지가 나오 기 전 부터 이미 우리공화당에 통합 압박을 했고, 우파 분열 세력으로 낙인 찍었다.

우리공화당에 대한 이 같은 성토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 4일 박근혜 옥중 메시지가 나왔다. 이 메시지가 통합당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메시지를 직역하면 우리공화당은 조건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통합당으로 뭉쳐라는 것과 같다.

우리공화당도 이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통합당은 이런 우리공화당의 입장을 묵살해버렸다. 통합당이 우리공화당 통합 제의를 묵살 이유는 우리공화당을 받아들일 경우 극우 세력 집단 부활이니. 친박 부할, 박근혜 뒷방 정치 등 당내에서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에 따라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통합당은 박근혜 메시지를 폐기처분 했다.

그런데도 통합당은 마치 우리공화당이 통합에 응하지 않고, 보수 우파를 파괴시킨 정당이라는 프레임을 뒤집어씌웠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미래통합당의 말을 액면 그래도 믿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그러나 박근혜 메시지가 통합당에도 결코 이로웠던 것이 아니었다. 통합당이 박근혜 메시지로 인해 총선서 패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총선은 사실상 박근혜에 대한 재심판 성격이 짙었다.

거대 야당 중심으로 뭉쳐라는 박근혜 메시지가 역으로 보수 우파가 뭉쳐서 문 정권을 심판해달라는 지침이었다. 이는 결국 좌파 진영을 더욱 똘똘 뭉치게 한 계기가 되었는 분석이다.

또 중도 성향의 보수층들이 통합당을 찍지 않고 막판 더불어 민주당을 선택한 것도 박근혜에 대한 거부반응이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박근혜 메시지가 우리공화당 발목을 잡았고, 통합당을 지지해온 중도 성향 지지자들도 등을 돌리게 만든 원인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인사들은 박근혜가 흩어진 보수 우파을 한곳으로 모이게 하기 위해 이 같은 메시지를 냈겠지만 정치 지형을 제대로 파악하고 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나타낸다.

이는 누군가 정치적 사익을 위해 박근혜가 메시지를 낼 수 있도록 뒤에서 조종 했다는 설이다. 이 중심에는 박근혜 측근 유영하 변호사와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3년 이상 장기간 구속된 박근혜가 작금의 정치판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을 악용했다는 분석이다. 우리공화당과 통합당은 성향과 이념, 노선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정당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의 관계였다.

그런데도 우리공화당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박근혜 메시지를 따르기 위해 막판 통합을 호소했지만 통합당이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박근혜는 통합당이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을 거부할 것이란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선 박 대통령이 이 같은 통합론을 강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미 유승민과 이언주를 껴안았다. 유승민은 사탄파이고, 박근혜 배신자로 낙인 찍힌 자다. 또 지난 2006년 말 촛불정국 시절 더불어 민주당 소속 이언주는 촛불홍보단 의원이었다. 누구보다 박근혜 탄핵에 앞장섰던 자다.

그런데 황 대표는 지난 4년 간 자유와 진실 정의, 탄핵 무효를 외친 태극기 세력인 우리공화당은 외면하고, 위장 기회주의 우파로 일컫는 이들과 손을 잡았다.

이는 통합당 스스로, 우리공화당을 통합 속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었다.

여기에 통합당과 우리공화당은 같은 보수 우파를 지향하지만 현 시국을 바라보는 관점과 지향점이 전혀 달랐다. 우리공화당은 문재인 정권을 좌파독재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 석방과 탄핵무효,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해온 정당인 반면, 통합당은 문재인 심판론에 무게를 두고, 그 성향과 이념을 중도 보수 쪽으로 돌렸다. 통합당은 정통 보수 우파의 방향이 아닌 수정주의 보수쪽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통합당이 맞고, 우리공화당이 틀렸다의 문제가 아니다. 각 정당을 지지하는 세력과 그 정당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개념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같은 좌파 진보 정당이지만 추구하는 방향과 이념이 다르다.

말하자면, 박근혜 통합 메시지는 한마디로 정의당에게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합쳐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절대로 합쳐 질수가 없다.

한국 사회가 보다 더 발전되기 위해선 우파보다 더 오른쪽 우리공화당과 좌파 보다 더 왼쪽 정의당 같은 정당이 의회에 진출 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이런 군소 정당의 진출을 다 끊어 버렸다. 이 취지는 군소정당을 살리기 위한 선거법이었지만 죽이고 말았다. 여기에 박근혜의 거대 야당 뭉치라는 메시지가 거대 여당에게까지 반사이익을 안겨다 준 꼴이 되어 버렸다.

정치 9’, ‘선거 여왕박근혜가 장기간 구속으로 인해 현실 정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박 메시지가 우리공화당 총선 대패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최대 패착으로 지적된다.

우리공화당을 지지하는 당원들은 당장 박근혜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과 그래도 안고 가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자칫 이로인해 당원들간 의견 분열과 충돌로 치다를 수 있는 양상이다.

박근혜를 지지했던 세력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원들은 내가 이런 세상을 보려고 박근혜를 외쳤고, 자유대한민국을 외쳤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일부는 이제 대한민국이 공산화 되든 말든 관심없다며 현실 정치에서 떠나가겠다는 사람도 상당수다.

그러나 당원들 중에는 이 모든 패배를 박근혜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반문했다. 이번에 우리공화당이 대참패 한 것은 우리공화당 책임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역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공화당을 향해 지지 메시지를 던졌을 때, 지금 같은 우리공화당의 총선 전략, 전술, 홍부 부재와 조직과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고, 출마자들 면면, 유권자들의 동향 등을 고려했을 때, 참패를 면했을까.

그래서 패배했을 경우 박근혜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우리공화당은 정치권 및 국민으로부터 조기 퇴출 당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총선 투표로 드러난 현실은 박근혜를 외친 우리공화당이 0.74%를 지지률을 받았고, 친박신당이 0.5% 지지율을 보였다. 두 정당 합치면 1.24%였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이번 총선서 결국 98.76%가 박근혜를 외면한 셈이다. 이는 지난 탄핵정국 때 국민 98%가 박근혜 탄핵을 찬성했던 그 비율과 비슷한 수치다.

그런 점에도 이번 총선은 박근혜의 완전한 역사적 퇴장이요, 친박의 몰락이다. 우리공화당이 지금처럼 줄기차게 박근혜에만 매몰 될 경우 국민들이 외면하는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는 또 다른 교훈과 방향을 보여준 셈이다.

우리공화당은 21일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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