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文정권, 작심비판⑦] 생각 없는 우파도 뿌려대기만 하는 좌파
[김병준 文정권, 작심비판⑦] 생각 없는 우파도 뿌려대기만 하는 좌파
  • JBC까
  • 승인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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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928일 수석보좌관회의 발언 전문을 읽었다. 마음에 안 든다.

첫째, 남북분단 그 자체를 이번 사건의 원인이자 배경으로 본다는 점이다. ‘아무리 분단 상황이라고 해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는데, 앞에 붙은 아무리 분단 상황이라고 해도는 역설적으로 이번 사건이 분단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일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뒷부분의 기나긴 분단의 역사는 수많은 희생의 기록이었다는 말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둘째, 그런 만큼 정부나 대통령이 책임질 일은 별로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송구하다는 대단히 의례적인 표현이 있을 뿐, 해야 할 어떤 일을 하지 않아 그렇다는 설명이 없다.

셋째, 김정은이 사과를 했고, 이것이야말로 그동안 있었던 화해협력 노력의 결과 아니냐고 묻는 것 같다. 이를 계기로 북에 더 잘 해 줄 수도 있다는 뉘앙스도 있다. 이는 김정은에 대한 칭송과, 이날 여당의원 발의로 국회상정을 시도한 종전선언 촉구결의안'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 개별관광허용 촉구결의안'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제대로 된 생각이고 판단이라 할 수 있나?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지만 북의 야만은 제도화된 야만이다. 절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또 그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해 친인척도 죽이고, 비무장의 우리 국민도 사살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야만이 정지되는 순간, 절대 권력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 화해협력 노력 등으로 해소될 수 없는 북 정권 자체의 내재적 모순이라는 뜻이다.

이런 모순을 두고, 제재가 아닌 지원과 보상의 방식으로 북 정권의 문명적 전환을 꿈꾼다? 그야말로 몽상이다. 어제 국회 상정을 시도한 결의안들만 해도 그렇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하나. 그 제도화된 야만의 정당성을 위해서? 북 정권의 모순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김정은의 사과 역시 마찬가지이다. 제도화된 야만이 사과한다고 해서 사라지겠나. 또 그 사과가 진정한 사과이기나 하겠나. 진정한 사과라면 자신들의 인민이 다 알도록 해야 하고, 또 진상조사에도 적극 협력하는 등의 조치가 따라야 하는 것 아니겠나. 과연 그런가?

그나마 이 형식적인 사과조차도 문재인 정부가 해 온 화해협력 노력의 결과가 아니다. 사실 북 정권은 문재인 정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경제산업 정책의 실패와 빈부격차 심화와 일자리 문제 등, 그 모든 잘못을 남북문제 카드로 가리려 한다는 것을,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북에 목을 매고 있는 정부라는 뜻이고, 이런 정부를 두고 사과할 일은 없다는 뜻이다.

사과를 하는 이유는 우리 국민의 분노가 워낙 강하고, 이로 인해 쉽게 다룰 수 있는 남쪽 정부가 부담을 안게 되니, 이를 구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 정부가 이 분노를 이길 힘이 있다고 판단되었으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로서는 더 없이 고맙고 반가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직접 각별한 의미라느니,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니 하고 칭송해야 되겠나. 또 바로 그날 국회에 그런 결의안을 상정하겠다고 덤비게 해야 되겠나. 좀 더 문명국의 대통령답게, 또 여당답게 말하고 행동할 수 없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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