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령, 박근혜를 말하다⓷]"나는 언니를 한번도 면회 못했다. 왜냐면…
[박근령, 박근혜를 말하다⓷]"나는 언니를 한번도 면회 못했다. 왜냐면…
  • JBC까
  • 승인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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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월 필자는 일본 도쿄와 서울에서 박근혜 대통령 여동생 근령씨(66)와 수십 번에 걸쳐 인터뷰를 했었다. 당시 일본의 한 출판사가 근령씨 회고를 통해 밝히는 내용을 담아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버지 박정희·육영수 여사에 대한 책을 내고자 결정했다. 그러나 책은 1차 원고가 완성됐지만 끝내 출간되지 못했다. JBC뉴스가 연재하는 글은 당시 출간되지 못했던 글을 일부 발취한 것이다. 시점은 3년 전이다. 이 글은 근령씨가 밝히는 언니와 아버지, 어머니 이야기다. [편집자 주]

언니는 1952년생이다. 나보다 두 살 많다. 나는 언니가 구속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대통령 임기 5년을 무사히 마치시고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여행도 다니시고, 쇼핑도 즐기는 등 평범한 삶을 살아주기를 바랐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 게 너무도 아쉽다.

현재 언니는 구치소에서 지낸다. 사람들은 나에게 언니 근황을 물어보는 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른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알 뿐이다.

201710월 중순 미국의 CNN방송은 언니가 구치소 수감 과정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 보도를 통해 언니의 국제 법률팀을 맡고 있는 MH그룹으로부터 인권침해를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제공받았다고 보도했다.

문건에는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있으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도록 계속 불을 켜놓고 있다는 주장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H그룹은 이 같은 인권침해 의혹을 담은 초안을 작성했으며, 이날 유엔 인권위원회에 정식으로 문건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CNN에 밝혔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한 달 안으로 한국 인권보고서 작성을 위한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보고서 검토시기에 맞춰 초안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초안에는 박 전 대통령은 허리 통증과 무릎, 어깨 관절염 등 만성질환과 영양 부족 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제대로 된 침대에서 잠을 못자 만성질환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한국의 구치소 측은 언니가 접는 매트리스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으며, 여타 다른 의혹도 모두 부인했다.

한국에선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언니가 구치소에서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의 언론보도를 보니 언니가 수감 중인 독방은 여러 수용자가 함께 쓰던 방을 개조한 것으로 규모는 3평 남짓이라고 한다.

나는 언니가 수감 중인 방이 3평이든, 10평이든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언니는 모든 자유가 박탈당한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언니가 하루빨리 자유인이 되면 그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언니를 만나서 수다도 떨고 같이 여행도 가고, 쇼핑도 하고 싶은 따름이다.

한국에선 언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의 서울구치소 앞에선 매일 언니의 석방을 기원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언니가 재판을 받으시러 가는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격려를 해주고 있다.

언니가 재판을 받았던 법원앞에서도 항상 많은 지지자들이 몰려 힘내라고 외친다. 또 재판 방청객으로 참석해서 재판 진행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나는 언니 면회는 물론 재판장도 가보지 못했다.

사람들은 약간 의구심을 갖고 묻는다. “어떻게 언니가 구속되었는데 동생이 면회를 한번도 가지 않았는가.” 그래서 마치 언니와 내가 상당한 갈등이 있지 않는가 의구심을 갖는다.

그러나 나는 언니와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다. 사람들은 내가 육영재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언니와 갈등을 빚어 그 앙금 때문에 지금까지 언니와 내가 소원하게 지내지 않느냐고 본다.

내가 청와대를 가지 않는 것도, 또 언니가 나를 청와대로 부르지 않았던 것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고 언니가 성공적으로 대통령을 마치길 원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구치소 면회를 가지 않는 것도 불필요한 오해를 낳지 않기 위함이다. 나는 면회를 가서 정말 언니를 만나고 싶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사람들도 나와 똑같은 심경 일게다. 언니를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언니는 누구는 만나고, 누구는 만나지 않았을 경우 만난 사람 입장에서야 기분좋지만, 만나지 못했던 사람은 저 사람은 만나주고, 나는 만나 주지 않아라면서 섭섭해 할 수 있다고 본다.

동생 지만이도 언니 면회를 가지 못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 올케는 변호사다. 언니는 올케인 변호사마저도 만나지 않고 있다. 친인척들은 아무도 언니 면회를 못했다.

언니는 구치소에 넣어 주는 각종 물품도 받지 않는다. 이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의 것은 받고 누구의 것은 받지 않으면 상대는 서운해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니는 공적 문제에 대해선 사적 감정과 사적 인맥은 절대 끼워 넣지 않는다. 이처럼 매사 공과 사를 구분하시면서 철저하게 사셨던 분이 언니다. 나는 언니를 생각할 때면 나도 모르게 그냥 눈물이 흘러내린다.

언니에게도 죄인이 되는 기분이고, 또 언니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죄인이 되는 기분이다. 나는 내가 언니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 서글플 따름이다.

언니가 무사히 수감 생활을 마치시고 자매의 우정을 나누길 바랄뿐이다.

<계속>

박근령=1954년생, 박정희 대통령 둘째딸이자, 박근혜 대통령 여동생, 경기여고-서울대 작곡가 졸업, 배우자 신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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